6월의 아침 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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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햇살이 뜨겁다.
장마철이라고는 하지만 습도와 기온만 올라 축 늘어진 몸을 더 무겁게 만든다.
여기에 마음까지 늘어지게 만드는 일이 또 있다.
사업자계좌잔고가 바닥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게 바로 그것이다.
당장 다음 달 빠져 나갈 비용들도 모자란다.
물론 15일경쯤 이번 달 청구금액이 충당되겠지만 그걸로는 역부족이다.
다른 은행계좌에서 일부를 이체해 놓아야 할 판이다.
작년에도 한번 일부 금액을 이체시킨 적이 있다.
이 계좌에 들어있는 잔액은 나의 노후자금이다.
딱히 보험이나 적금 같은 것이 없는 나에게는 그 잔액이 나의 노후에 사용도리 전부다.
이미 절반 이상 운영비나 이사비용으로 빠져 나갔다.
더운 여름 날씨만큼 맥 빠지는 일이다.
남은 잔액은 일을 그만 둔 후에 사용할 금액으로는 턱 부족이다.
먹고 자는 건 어찌어찌 못 할 리가 없겠지만 대출금, 공과금 등 기본적인 지출이 적지 않아 걱정인 것이다.
목표했던 것 보다 어쩌면 더 오래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지 모르겠다.
이제 겨우 64세인데 마치 늙은이 같은 소리를 왜 하냐고?
내 맘은 이미 80 넘은 노인네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 길고 지루하다.
먹는 것도 귀찮다.
라면으로 점심을 떼우다 질리게 되는 날은 식당에 가서 먹긴 하지만 밥 한그릇의 절반을 남겨 두고 온다.
식당 주인이 왜 그러냐고 물으면 먹는 것이 귀찮다라고 답한다.
이런지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체중이 즐어 입던 바지가 자꾸 흘러내려 시골 할아버지 마냥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닌다.
남들 보기에 스타일이 말이 아니다.
토요일 밤을 새워서인지 어제 12시간 이상을 잤는데도 마리가 무겁다.
후덥지근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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