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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홍인의세상사는이야기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100가지 (4) - 사랑

2021.05.21 08:50 379 0 0 0

본문

오늘 5월 21일이 부부(夫婦)의 날이란다.

한자의 뜻을 그대로 번역하면 사내와 아내다. 왜 남편과 아내라고 하지 않고 사내라고 했는지는 모른다.

나도 결혼이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있다. 홍인신고를 하고 법적으로 부부라는 것을 경험해 보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로서의 결혼은 아니었다. 짧은 순간이라도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부여해 주는 그런 사랑은 없었다는 말이다. 책임감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한 질책으로, 그리고 애증으로 만났던 결혼이라는 과정에서 나는 더욱 더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을 느끼기만 했다. 그렇게 40년 동안의 나의 젊은 시절은 사라진 듯 붙잡을 것이 없다.

한 사람을 위해 살아가는 삶, 그 사람에게 맛있는 것을 먹게 해 주고, 그 사람에게 이쁜 옷을 사 주고, 그 사람에게 아름다운 보석을 주고 싶고, 그 사람이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 살아가고 싶은 삶. 그런 삶이 내게는 없었다. 아니 꼭 한 사람이 있긴 했지만 그 사람은 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떠나 버렸다. 오랫동안 다물었던 나의 입을 열게 했던 그 사람이 떠난 후 나는 다시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후에 나의 입을 다시 열게 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 했다. 정확히 말하면 입을 열기 직전 떠난 사람은 있었던 것 같다. 그 사람은 내가 왜 그렇듯 선뜻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는지를 절대 알지 못 할 것이다.

한 때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닌 적이 있다. 한참을 찾아 다녔다. 그러다 포기하고 지낸지도 한참이 지났다. 지금도 마음은 그런 사랑을 갈구하고 있지만 거의 포기단계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감의 결여로 더 포기하면서 살지도 모르겠다. 현세에서의 나의 인연은 더 없을 지도 모른다. 이 것이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포기수준이다.

40대 초반부터 나의 명이 65세에 다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살아왔다. 절실하게 믿으면 이루어진다고 하는 말을 나는 믿는다. 앞으로 딱 1년 하고도 11일 남았다. 그래서 더욱 더 사랑찾기를 포기하는지도 모르겠다. 이후에 살아서 숨쉬고 있다면 그건 덤이다. 그 때가 되면 나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살아 갈 생각이다. 절대 바라지 않는 것이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는 것이지만 현실은 가장 바라지 않는 것을 벗어날 길이 없다.

단 1년이라도 내가 살아온 이유를 부여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런 사랑이다.

오늘 내 마음은 비에 젖어 텅 빈 저 이가리닻전망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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