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100가지 (2) - 애완견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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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물들 중 유독 개를 좋아한다.
아주 어릴 때 집에서 키우는 세퍼드가 있었다.
덩치가 어린 나보다 더 컸던 것 같다.
학교를 마치고 하교를 할 때면 멀리서 부터 발자욱 진동만 느끼고도 나인 줄 알고 꼬리를 흔들며 짖어댔다.
쉬는 날이면 언제나 같이 뒷산에 올라가 달리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에게는 착한 심부름꾼이기도 했다.
가끔은 목에 바구니를 걸고 지폐 몇 장과 필요한 품목이 적인 종이 한 장을 지갑을 바구니에 담고 집에서 20분 정도 거리의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오곤 했다. 물론 어머니도 나도 같이 가지 않고 혼자만 갔다오곤 했다.
새끼 다섯마리를 놨는데 그 중 한 마리가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그런 새끼를 쉬지 않고 핥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해서 새끼를 빼내 처리할려고 하는데 어미는 끝까지 따라 다니면서 새끼를 내 놓으라고 했다.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보다는 그 넘에게서 모성애를 처음으로 강하게 느꼈다. 애처로워 한참을 목을 껴안고 있었다.
그러던 넘이 어느 날 아침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누군가가 던져준 고기덩어리를 먹고 숨진 것이다. 허전함 때문에 멍했던 기억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이후에 시츄 한마리가 새 식구로 집에 들어왔었는데 이 넘과는 같이 지낸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내가 집을 떠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달에 두어번 집에 갈 때 마다 잊지 않고 반겨 주었다. 어머니와는 거의 20년 가까이 같이 지냈다. 그러다 혼자 계시는 어머니 건강이 악화되면서 친척 집에 보냈는데 보름 쯤 후 집을 찾아 왔단다. 무려 30Km 정도 되는 거리를 찾아 온 것이다. 그 넘은 어머니 곁에서 숨을 거두었다.
나는 정원이 있는 집에서 같이 놀아 줄 개를 키우고 싶었다. 최근까지 그런 바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아파트로 이사하게 되면서 당분간 그 꿈을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사를 하게 된 의미가 사라지면서 실망이 두 가지 더 늘게 되었다. 지금도 아침이면 운무가 가득한 산등성이에 위치한 집에서 아침을 맞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다.
어쩌면 이건 이루지 못할 소원이 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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