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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홍인의세상사는이야기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100가지 (1) - 사진배우기

2021.05.17 17:01 528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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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인 2013년에 처음 카메라를 홈쇼핑을 통해 구입했다.

하급수준인데다 번들렌즈 조차 변변찮은 장비였다.

120만원쯤 들여 구입했는데 그 당시의 내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 그 장비들이 어디로 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카메라는 손에서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카메리에 대한 기억은 아주 어릴 때로 거슬러 가야한다.

9번째 생일에 아버지가 카메라를 선물로 주셨다. 물론 필름카메라다. 하지만 필름값이 문제였다. 필름값을 마련하기 위해 돈벌이를 시작했다. 아이스케이크도 팔고 구두닦이도 했다. 틈틈이 모은 용돈으로는 사진관에 현상비용으로 사용했다.

이후의 카메라에 대한 기억은 소실되어 있다가 8년 전 다시 그 연장선을 긋기 시작한 것이다.

대략 2년 정도 홈쇼핑에서 구매한 카메라를 사용하다가 크롭바디 7D MARKII 중고를 구입했다. 렌즈도 두어개 함께 갖추었다가 하나씩 구입을 늘려갔다. 그러다 5D MARK3를 신품으로 구입해서 사용하다가 3년 전 1DX MARKII, 그리고 작년에 1DX MARKIII를 또 구입했다. 지금은 7D MARKII, 1DX MARKII, 1DX MARKIII 3개를 사용 중이다. 작년에 필요한 렌즈를 거의 다 구입했다. 렌즈는 대부분 중고를 구입했다. 그동안 사용하던 탐론과 시그마렌즈를 둔 채 캐논렌즈를 새로 구입해서 사용 중이다.

24-70mm, 24mm, 8-15mm, 11-24mm, 85mm, 100mm, 70-200mm, 50mm, 200mm, 400mm, 600mm, 24-35mm 등이다.

이 중 일부는 제품회사가 다른 것도 중복된다. 위에 언급한 렌즈들은 모두 캐논제품이다.

최근 600mm는 볼헤드가 부러지는 바람에 자동촛점장치가 고장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수리가 불가능하단다.

제대로 된 장비를 처음 구입한 3년 전까지는 여유가 생기면 꼭 사리라 마음 먹었는데 그러다 결국 구입을 하지 못할거라는 생각에 한꺼번에 여러장비를 큰 맘 먹고 구입했다.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그런대로 잘 지나간 것 같다. 일단 저지러고 보자는 심보였던 것이다. 5년 정도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열심히 다녔다. 거의 전국을 돌아다녔고 새벽이나 늦은 밤에도 자주 다녔다. 그러다 재작년부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뜸해졌었다. 변변치는 못하지만 그동안 배운 솜씨로 그 모습을 담아주고 싶었지만 하지 못 했다. 

참 아이러니하다.

원래 사진을 처음 시작한 이유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지 못해 마음도 달랠겸 시간도 때울겸 시작한 것이었는데 그렇게 시작한 사진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담겠다고 생각했다니. 아직 그 마음은 남아 있지만 이루지 못할 것 중의 한 가지로 남을 것이다.

내게 사진은 힘든 것이었다. 시간상의 제약도 많았고 금전적인 문제도 괴롭힌 것이다. 그래도 몇 년은 잘 견뎌왔던 것 같다. 혼자 공부하고 제대로 한 번 찍어볼려던 의욕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함께 보낸 시간들이 그 공간을 만들었고, 지금은 곁에 있지 않은 그 사람이 주는 공허함 때문에 사진에 대한 의욕도 상실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일 중의 하나인 사진배우기는 완벽하지는 않아도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중에 시간적 여유가 생기게 되면, 그리고 건강이 나빠지지 않는다면, 더우기 떠나간 사랑이 다시 찾아온다면 완벽하게 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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