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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홍인의세상사는이야기

김치찌게

2021.05.08 19:25 429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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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마치고 어디 바람이라도 쐬러 가고 싶었지만 황사 때문에 시야가 좋지 못한 것 같아서 포기했다. 컨디션이 별로인 것도 한 몫을 차지한다. 퇴근할 때는 일부러 태화강을 둘러서 돌아왔다. 주말이라 그런지 주차공간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정차도 하지않고 그냥 집으로 왔다. 욕실 두 곳의 수도꼭지와 샤워기를 교체하고, 에어컨실외기가 있는 공간의 곰팡이 상태를 확인했다. 출근할 때 곰팡이제거제를 잔뜩 뿌려놓고 갔기 때문이다.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벽이 다시 하얗게 되어있다. 그 부분에 다시 제거제를 뿌렸다.

멍청하게 앉아 TV를 보다보니 허기가 진다. 냉장고 문을 열어봐도 먹을게 하나도 없다. 간장 하나로 먹기에는 체력이 너무 떨어진 상태라 집 앞에 있는 마트로 내려갔다. 마트 안을 이리저리 서성이다가 삼겹살, 목살을 하나 샀다. 국거리용 돼지고기도 하나 손에 들었다. 필요한게 또 있나 생각하다 깻잎과 꽃상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ZEC 하나와 아이스크림을 30개쯤 샀다.

집에 와서 김치찌게를 만들었다. 남비에 물을 붓고 찌게용 돼지고기 넣고 잠시 후 고추가루와 김치를 넣었다. 참, 두부도 하나 사왔는데 이걸 썰어서 넣었다. 두부는 반만 넣을려다가 남겨두면 언제 또 먹게될지 몰라서 그냥 다 썰어 넣었다. 너무 많다. ㅠ그리고 된장 한숟갈과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더 끓였다. 물을 너무 많이 넣어서 넘치는 바람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계속 붙어 있어야 했다. 멍청한 넘.

오래 전 부터 유일하게 좋아하는 요리가 김치찌게였다. 닭도리탕도 무지 좋아했었지만 작년에 먹어보니 많이 먹히지가 않았다. 냉장고를 뒤지다보니 냉동실에 썰어놓은 양파와 대파가 보인다. 얼른 넣었다. 돼지고기인지 소고기인지는 모르지만 고기 두 점도 있었다. 이건 어떻게 먹는건지 모르겠다. 넘쳐 흐른 국물을 물수건으로 닦고 오늘 같이 사온 깻잎조림을 꺼내 상에 놓고는 밥을 가지러 갔다. 그런데 남아 있다고 생각했던 밥이 없다. 할 수 없이 쌀을 꺼내 대충 씻어 밥을 해야 했다. 찌게는 다시 끓여야겠지.

오랜만에 요리를 해 본다.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아주 오래 전에 요리를 한 적이 있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일요일이었던 것 같다. 가끔 누구를 위해 엉성한 솜씨지만 찌게라도 끓여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마음만 간직하다 결국 오늘 나 자신을 위해 해 버린 것이다. 삼겹살은 내일 구워 먹던지 해야겠다. 글 적는 동안 밥이 다 되었는지 쿠쿠가 나를 부른다. 배거 고프니 찌게를 다시 데워 한 술 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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