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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홍인의세상사는이야기

겨우 아픈 배가 낫고 나니

2020.07.30 17:39 669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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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 복통으로 제대로 먹지 못해서 그런지 얼굴이 헬쓱해졌다.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디냐 싶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팠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15일 전에 링거 놓는다고 한번 찔렀다 실패해서 다른 부위에 맞고 간 환자가 열흘 후에 손이 마비되었다고 하면서 왔다.

 말은 마비가 되었다고 하지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문제가 없어 보인다.

국소적인 부종이나 홍반도 안 보인다.

손이 아파 잠을 못 자고 일도 못 한다고 말했다.

기저질환이 주사바늘로 인해 심해졌는지 환자의 말대로 증상이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소염진통제를 처방해 줄테니 복용하면서 경과를 보자고 말하고 처방을낼려니 DUR에 같은 약이 한달분 처방 받은게 뜬다.

그 약을 복용하라고 했더니 동생 준다고 처방 받아서 없다고 말한다. 다른 계열의 진통제와 스테로이드를 5일분 처방했다.

오늘이 5일째 되는 날이다.

직원들에게 전화해 보라고 말하고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오니 따님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감정이 격하게 되어 다짜고짜 따진다.

한마디도 하지 못 했다.

전화를 끊으면서 온다고 한다.

통화 종료 후 3시간이 지나 찾아왔다. 어떻게 책임질거냐고 묻는다.

정신적인 고통, 일하지 못한 것까지 배상을 바란다고 한다.

다른 병원에서 진단서와 영수증 치료기간을 발급받아서 다시 온다고 말하고 갔다.

이제 스무살 갓 지난 나이인데 목소리나 어투가 보통이 아니다.

배상보험담당자에게 연락을 했다.

마침 휴가란다. ㅠ

나중에 다시 오면 정식접수를 하고 미뤄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이럴 때면 정말 다 때려치고 싶다.

그럴려니 입이 포도청이다.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다.

한평생 남을 위해, 환자를 위해 정직하게 살아왔노라고 자부하는데 잊을만하면 이런 일들이 생긴다.

전생에 지은 죄가 많은가 보다.

독하지 못한 자신이 미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런 것 때문에 후회한 적은 없다.

다만 그 순간들이 괴로울 뿐이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런저런 작은 일에도 예민해진다. 요즘 잠을 못 이룬다.

식욕도 뚝 떨어져 버렸다.

이틀 후면 짧지만 휴가가 시작되는데 편하게 지낼 수가 있을지 모르겠다.

착하다고 복 받는 일은 요즘 세상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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