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들

2020.06.11 20:54 484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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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날이 갈수록 바닥을 치고 있다.

어제는 오전에 3명, 오후에 7명 총 열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개원 33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돈을 생각하면 이미 수 년 전 다른 직장을 찾는 게 맞겠지만 그저 밥 굶지 않고 지내는 정도만 되면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왔다. 굳이 다른 일을 찾지 않은 이유에는 직원들의 실직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여름만 되면 건강이 좋지 않다. 건강이라기 보다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

저질 체력의 진면목이 다 나타난다는 말이다. 벌써 여기저기 아픈 곳을 느끼는 것을 보니 올 여름도 예외는 아닐 것 같다.

낮에는 간간이 찾아오는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을 떼우지만 마치고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 귀가길이 그다지 즐겁지는 않다. 오랜 세월을 이런 감정으로 살아온 것을 그러지 못했던 사람들은 이해를 못한다.

집에 가서 식구들이랑 싸우는 사람을 보면 그런 것조차 부럽다.

한 때는 카메라 덕분에 그런 것을 잊고 지낸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체력이 약해 그런 것도 하지 못한다.

하찮은 일일지라도 잡생각이 들지 않게 집중하는 일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잠을 청하려고 자리에만 누우면 개미군단이 지나가는 듯한 하지저림증상이 오늘 하루만이라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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