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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홍인의세상사는이야기

한국의 원격의료 시행에 대한 생각

2019.09.03 09:01 449 0 0 0

본문

MBN 박주아 아나운서에게 답합니다.

8월28일(수) 8시 뉴스에서 의료계를 향해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이유와 무엇이 진정 환자를 위한 거냐고 질문을 하였기에 이에 대한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 답변을 해 봅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미국이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냈으니 우리도 당장 보내자 하는 거랑 다를 바 없습니다.

저에게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 중 최소 10%는 바쁜 분들 입니다.
직장업무 또는 개인적인 일로 바쁜 일면도 있겠지만 일부 요구사항을 들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진료를 위해 접수창구에서 접수시 혹 진료 중이거나 진료대기 중인 환자가 있을 때면 매달 똑 같은 약이니까 처방전만 발행해 달라고 합니다. 직원이 안된다고 하면 왜 안되는지 이해를 하지 못 합니다.

비슷한 예로 바쁘다는 핑계로 병원은 들르지 않고 약국에 가서 며칠치 약을 빌려달라는 환자도 적지 않습니다. 나중에 처방전 받아 준다고 말합니다. 이런 요구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불만을 드러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환자가 내원했을 때 행동이나 말하는 상태가 평소와 다른 것을 인지하고 큰 병원으로 보내 검사 후 뇌경색 등의 진단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평소와 다른 것이라는 것이 환자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미미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면진료 시에도 이러한 응급을 요하는 중환질환을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은 원격으로는 놓칠 확률이 훨씬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격의료는 환자가 안정적인 것을 전제로 하고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관리가 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많은 분들이 그러지 못 합니다.

신속하고 편리한 것이 좋긴 하지만 의료행위라는 특성은 객관적인 과학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진, 시진, 촉진을 하는 동안 서로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신뢰감을 만들어 갑니다. 만성질환의 경우 이런 것은 진료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먼저 시행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면 된다고 할 지 모르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많은 부담감이 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한가지, 원격의료를 위해서 준비해야 할 비용적인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그에 소요되는 비용을 어디서 충당할 수가 있을까요.
자칫 AI의약품 자판기에서 아픈 증상을 이야기하고 자판기에서 나오는 처방약을 먹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국의 원격의료는 의료전달체계가 잘 갖추어지고 약만 먹으면 된다는 의식이 개선된 이후에 시행되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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