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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홍인의세상사는이야기

준비는 잘 했는데

2019.03.07 16:27 595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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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모 보험회사에서 10년간 대사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아오던 환자의 진료기록부 사본을 요구하기 위해 왔었다.

본인에게 확인을 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는데 연락이 닿지를 않는다.

일단 문자를 남겨 놓고 진료기록부를 복사 해 주었는데 오늘 또 다른 보험회사에서 같은 목적으로 찾아 왔다.

오늘도 연락이 닿질 않는다.

슬쩍 물어보니 뇌경색이 와서 수술 후 입원 중이란다.

상태는 어떤지 알 수는 없지만 전화를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인가 보다.

10년간 약을 복용하면서 치료에 잘 따라오지 않는 환자 중의 한 명이었다.

이 환자는 내원할 때 마다 평소에는 모기소리 같은 내 목소리가 커진다.

한 달분 약을 들고 가면 두 달이 지나서 올 때도 허다하고 혈당측정치가 수 백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도 많다.

대사증후군을 치료한답시고 일정기간 약을 복용하지 않고 식품이나 음식으로 관리하다 몸이 좋지 못하면 찾아오는 편이다. 올해 57세의 남성인 이 환자에게 그러다 쓰러질 지도 모르니까 그 때에야 후회하거나 누구를 원망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곤 했었다.

그런데 정말 쓰러져 버린 것이다.

미안한 생각이 든다.

정말 협조되지 않는 환자라도 희망적인 말 외는 가급적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치료에 관한 협조는 잘 되지 않는 환자였지만 농담도 주고 받을 정도의 친한 사람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마지막 진료 받은 것이 7개월 전이다.

그 때 한 말이 기억난다.

'약 안 먹고 나아서 올테니 두고 봅시다.'

'제발 그렇게 되세요. 그치만 희망사항일 겁니다.'

언제 또 보게 될런지는 모르지만 쾌유를 빈다.

그나마 보험사에서 찾아오는 것을 보면 대비라도 잘 해 놓은 것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진짜 대비는 건강관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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