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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홍인의세상사는이야기

낙뢰(落雷)

2018.06.27 14:20 556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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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여름장마철이 되면 천둥번개를 자주 접했다.

천지를 진동하는 듯한 천둥소리는 겁이 났지만 번개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연유에서인지 죄를 지으면 번개를 맞는다는 말이 머리 속에 맴돌아 바깥에 나서는 것은 꺼려했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 자신이 죄를 지었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도 없었을텐데 막연한 죄의식에 사로잡혀 겁이 났다.

그래서 죄를 지으면 천벌을 받는다는 말이 나왔을까.

세월이 지난 지금도 하늘이 보여주는 레이저쇼인 낙뢰를 보는 일이 즐겁다.

낙뢰를 찍기 위해 작년에 트리거를 구입했지만 아직 사용을 해 보지 못했다.

뜬금없이 왠 천둥번개 이야기인가 하는 질문에 굳이 답을 하자면 서핑도중 낙뢰 때문에 6.25참전용사추도식에 불참했다는 소식을 보니 생각나서다.

굳이 낙뢰를 핑계 삼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의 나처럼 지은 죄가 없는데도 겁이 났던걸까.

남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다 고인이 된 UN참전용사들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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