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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홍인의세상사는이야기

무엇으로 사는가(26) - 반달

2004.07.12 17:15 1,772 2 43 0

본문

반달인데도 훤하게 밤을 밝히는 달빛이 휘청거리는 내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멀뚱한 눈으로 이렇게 늦은 시간에 밤길을 걸어보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다.

살아가는 날들은 지겨워도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세상사는 것이 별다른 게 있나 싶은데도 막상 살아보는 세상은 복잡하기만 하다.
때로는 우유부단한 것도 미덕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 온 지난 날들이
현실에는 고통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내가 살아있음으로 느끼는 것인지 모른다.

오늘 밤은 여름인데도 유난히 길다는 생각이 든다.
행여 아쉬움이 남을 수는 있겠지만 걸어 온 길을 뒤돌아 보지는 않으리라 생각해 본다.
철 들면서 꿈꾸어왔던 모든 삷들이 물거품이 될 지라도 눈물을 보이지 않으리라 다짐도 해 본다.
이 밤이 길 듯이 내 인생 또한 긴 여정이었을까.

세상을 살아가는 모양새들이 각양각색인 듯 하지만 뒤돌아 보면 다 같다는 것을
어느 순간에 사람들은 알 수 있을까.
그러한 삶을 사람들은 왜 억척스럽게 살아가고들 있나 모르겠다.
인생의 즐거움, 인생의 행복, 인생의 고통 등이 애당초 살아가는 목적이 아닐진대
왜 그렇게들 악착같이 살아들 가고 있을까.
어쩌면 실패한 인생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자존심이 그렇게 살아가게들 만드는 것일까.

실패한 인생은 어떤 삶을 말하는 것일까.
여유로움도, 명예도, 사랑도, 행복도 없는 인생을 뜻하는 것일까.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스스로 만든 울타리 속에서
행복을 느끼면서 보람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하는 지도 모르겠다.

오늘
어쩌면 나는 내 삶의 한 가운데 커다란 흔적을 남기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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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님의 댓글

2004.07.06 10:54
  실패한 인생은 ...없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다른 사람에게 이정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경우 외에는 실패한 삶이란 없다 생각됩니다.
당연히 성공한 삶이란 것도 그저 하나의 자족적인 이야기 밖에는...

님의 댓글

2004.07.12 1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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