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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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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잘 하는 의사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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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
2013.11.29 09:36 2,371 3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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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실천  프로젝트  -  `진료 잘 하는 의사 되기'

진료 시 지양해야 하는 열여섯 가지 

이번 칼럼은 진료 시 의사들이 지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해보았다. 
그 동안 칼럼에서 여러 번 강조했지만 실제 진료 상황에서는 의사들이 자주 잊어버리거나 무의식중에 행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번 기회에 다시금 정리를 해두면 좋을 것 같다.

첫째, 진료 시간이 촉박하다고 진료를 급하게 서두르는 것이다. 

일례로 “네. 네. 그래서 지금은 괜찮으세요?” “네. 네. 그건 됐고요. 또 다른 증상은요?” 식으로 환자에게는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의사가 궁금한 점만을 계속적으로 질문하며 빠르게 진료를 진행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실제 진료가 바쁠 때 많이 행하는 실수이며, 환자에게 성의 없고 배려 없는 의사로 생각되어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두 번째, 의사가 무의식중에 유도질문을 하는 것이다. 

일례로 “제가 드린 약을 같이 드시니까 숙면을 취할 수 있으셨죠?” 
“주사 맞고 가시니까 통증이 한결 낫지요?” “당연히 치료는 받으실 거죠?”와 같은 질문은 의사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환자가 어쩔 수 없이 대답하도록 의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답변을 유도한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 더 나아가 환자의 진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유도 질문을 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라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 대명사 사용과 부적절한 호칭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다. 

“김 간호사, 그 여자 분 혈압 재드려.” “1008호 환자 좀 괜찮아졌어요?” 
“꼬마야, 하나도 아프지 않은 주사야.” 식으로 환자를 `그 여자' `그 환자' '몇 호 환자' 식으로 대명사로 부르거나 적절한 호칭이 아닌 병실 호수나 꼬마, 학생, 애기 엄마 등 다른 언어로 부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원활한 소통은 정확한 호칭에서부터 시작된다. 

네 번째, 개방형과 폐쇄형 질문 어느 한 쪽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일례로 “구토는 없으셨어요?” “복통은요?” “두통은요?” “설사는요?” 식으로 환자가 `네, 아니오'식으로 답해야 하는 폐쇄형 질문만 연속적으로 던질 경우, 환자가 직접 증상을 설명할 기회를 놓치게 되어 정확한 진단을 놓칠 수 있다. 

또 지난 칼럼에서 강조했듯이 의사가 어떤 선입견을 갖고 진료를 한다면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만 보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반대로 환자가 주관적으로 설명하는 개방형 질문만 던지는 것도 평소보다 진료 시간이 두 배 이상 길어질 것이니 현실적으로 무리다. 

그러므로 진료 초반에는 개방형 질문으로 시작하여 점차 의사가 예견되는 병명이나 증상에 맞춰 폐쇄형 질문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다섯 번째, 무의식중에 전문용어나 축약어 사용을 많이 하는 것이다. 

일례로 “BP가 높으셔서 걱정입니다.” “백내장이 있으십니다.”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있네요.”식으로 축약어나 전문용어, 환자가 익숙해 하지 않는 병명을 부연 설명 없이 그대로 사용하면 환자는 설명을 이해하기 힘들고 병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만 갖게 된다. 

환자들의 지적 수준(이해도)은 의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천차만별이다. 실제 BP(Blood pressure)를 바스트 포인트(Bast Point)로 착각하는 환자, 백내장을 눈이 아닌 내장기관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착각하는 환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여섯 번째, 부정적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일례로 “아직도 안 좋으세요?”식으로 상황을 부정적으로 질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좀 좋아지셨어요?” “지금은 좀 덜 아프세요?”식으로 긍정적인 질문으로 바꿔야 한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은 긍정적 언어가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만들어 결국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의사의 표현방식에 따라 혹은 질문 뉘앙스에 따라 환자는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180도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곱 번째, “왜?”라고 묻는 취조식의 질문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왜 이제야 오셨어요?” “왜 그러셨어요?” “왜 그랬는지 어서 말해보세요.”식의 질문은 환자에게 행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게 되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하고 취조 당한다는 느낌을 주어 거부감을 갖게 할 수 있다. 
“왜?”라는 질문 대신 “더 빨리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네요. 그 때 나오시지 못한 무슨 사정이 있으셨나 봐요.”식으로 우회적으로 돌려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현명하다.

여덟 번째, 암시적 질문이나 답을 유인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의사가 던지는 질문 속에 이미 답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로 암시적 질문을 하면 잘못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환자가 의사에 대해 위축감을 느끼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물론 물리 치료는 당연히 계속 받으시겠죠?” 
“그것 보세요. 치료 받으시니까 훨씬 좋아지셨죠?”식의 질문이 그 예이다.

아홉 번째, 예고 없이 화제를 돌리거나 갑자기 이야기를 바꾸는 것이다. 

진료 시 설명이나 답변을 하다가 갑자기 화제를 돌리는 것은 환자에게 혼란스러움을 준다. 화제를 돌리는 경우에는 환자가 했던 이야기를 간단히 언급하여 의사가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었다는 것을 전해야 한다. 

“자, 그럼 식이요법에 대해서는 정리를 하고요. 

지금부터 앞으로의 치료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요.”처럼 예고를 하는 것이 좋다. 

예고 없이 화제를 돌리면 환자가 맥을 파악하지 못할 경우 면담시간이 길어지거나 흐름에 따라서는 환자 이야기가 중간에 끊긴 것 같아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열 번 째, 진료 시 컴퓨터 화면이나 차트만 보며 환자 눈을 보지 않는 것이다. 

진료 시 환자의 눈을 보지 않고 컴퓨터 화면이나 차트만 보는 것은 의사가 환자에게 무관심하다는 인상을 주며 환자의 비언어에 나타나는 정확한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기회 역시 놓치게 된다. 

환자의 표면적 메시지에만 관심을 가지면 환자의 마음이 담긴 억양이나 눈빛, 표정, 웃음이나 울음을 참고 있다는 것 등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열한 번째, 충분한 설명 없이 미리 충고하거나 환자를 무조건 안심시키는 것이다. 

곧 환자의 증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가 너무 빨리 이런저런 충고를 하는 것은 환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 
반대로 고통을 호소하며 걱정하는 환자에게 역시 “분명 괜찮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무조건 안심시키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 

환자의 동의를 얻거나 적절한 설명 없이 무조건 자신의 말을 믿고 안심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열두 번째, 환자를 탓하거나 환자를 나쁘게 몰고 가는 것이다. 

일례로 “당신이 의사요? 의사도 아니면서 뭘 안다고..”라거나 “저런, 그런 것은 무식한 사람들이나 하는 행동인데…” “보기보다 난폭하시군요..” “그런 욱하는 성격 때문에 이혼하셨군요..”등과 같은 말은 의사는 순간적으로 내뱉은 말일지라도 환자는 비참해하면서 자존감을 상실할 수 있다.

열세 번째, 환자의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것이다. 

“네? 다시 이야기해보세요. 담배를 피셨다고요? 아까는 담배를 끊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잘 못 들었나요? 어떻게 된 건지 분명히 설명해보세요.”식으로 

환자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거나 꼬리 질문을 이어나가는 것은 좋지 않다. 

열네 번째, 진료 시 성의 없는 태도나 제스처를 보이는 것이다. 

일례로 진료 시 의자에 너무 깊숙이 기대어 앉아 진료를 보는 것은 권위적인 느낌과 불성실한 느낌을 준다. 
또 말을 하며 턱을 너무 들고 있거나 안경 위로 눈을 치켜뜨며 쳐다보는 것은 권위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특히 환자가 이야기하는 중간에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거나 입을 벌리며 하품하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

열다섯 번째, 진료 중 진료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것이다. 

진료를 보며 커피나 음료를 마신다거나 핸드폰 혹은 연결된 내선 전화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모두 적절치 못하다. 진료를 볼 때는 온전히 진료에만 집중하며 책상에도 진료에 필요한 물품만 두는 것이 좋다.

열여섯 번째는 환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을 터트리거나 당황하는 등 의료 전문가답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환자가 민망한 이야기를 했거나 표현이 거칠어서 당황스러워 웃음이 나왔을지라도 그것은 객관적으로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다. 
환자가 어떠한 이야기를 할지라도 진지하게 들어주며 반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자 진료 중 흥분하여 간호사에게 화를 내거나 간호사에게 다른 환자를 비난하는 것 역시 적절치 못하다. 

이번 한 주는 앞서 설명한 `진료 시 지양해야할 열여섯 가지'를 기억하며 더욱 진료 잘 보는 의사가 되길 바란다.

이혜범(커뮤니케이션 전문가)f8f72ed427f0a613244a953e5a1b3987.jpg

이혜범 씨는 현재 디지털의사신문에서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는 칼럼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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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구축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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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함 2013.11.29 11:35
참&nbsp;좋은 얘기인데....<br>의사도 아니면서 참 꼼꼼하게 봤구만 ㅎㅎ<br><br>

부러지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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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지마 2013.11.29 18:22
그렇죠?<div>반성할 부분이 많습니다</div>

신오공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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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공 2013.11.30 11:21
<P>잘 해주고 싶어도 무엇 보다 봐줄 환자가 많이 와주어야 하지 않나요 ㅎㅎ <BR><BR>말은 쉬운데 환자 스스로 대화를 자기 중심적으로 의미 없는 호소를 무한&nbsp;반복할때가 제일 난감하고 언제 짤라야 할지 어렵습니다<BR><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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