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불과 28살에 사장에 오른 그는 15년 뒤 건설 재벌 회장으로 다시 세상에 등장했다. 90년대 철거용역 업계를 평정한 그는 IMF 직후 철거로만 500억 이상을 벌어들였고, 그 후 강남 일대 기업형 룸살롱을 차렸다.

그는 단순 철거용역에 머물지 않고 도시 재개발 사업에 직접 뛰어들기로 하고 철거 용역업부터 재개발 시행사, 시공사, 건설사, 골프장 등에 이르기까지 그의 사업은 날로 확장했다. 2013년 현재 중견 건설회사 청구를 비롯해 계열사 17개를 거느린 살아있는 업계의 신화이자 전설이 되었다.

1970년대 ‘광주대단지 사건’을 시작으로 본격화 된 서울 재개발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1990년 중반 정점에 이르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당시 재개발의 산물이며, 또한 대부분 철거용역 업체의 주무대이기도 했다. 서울 곳곳의 달동네와 산동네는 재개발로 홍역을 치르지 않은 곳이 없었다.

무일푼에서 재벌이 된 철거왕의 인생 스토리를 통해 누군가에게는 신분상승의 기회였고,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잔혹했던 서울 도시 팽창의 역사를 되돌아 보고, 우리의 치열한 근대화 과정 속에서 재개발이 사회 계층에 어떤 영향과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