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 접속자 1
해밀

자유게시판

엽기적인 그녀(3)

profile_image
홍인
2004.01.29 15:47 1,758 0 4 0
- 별점참여 : 전체 0
  • - 별점평가 : 평점
  • - [ 0점 ]

본문

-[ 엽기적인 그녀 (3)] 

000


맥주를 하나 들었다. 그녀가 생각나서이다. 그년은 뭘 하고 있을까? 아마도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안치환 노래를 들으면서 울고 있을지도. 그녀에게 하루끼와 안치환을 가르쳐준건 바로 나다. 그녀는 내가 가르쳐주면 나보다 더 빠져든다. 아마도 그 시절 그녀에겐 빠져들만한 뭔가가 필요했나보다. 항상 그녀는 이성을 놓고 다닌듯하다. 그러나 환자를 대할때면 냉정해진다. 그게 그녀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날짜를 쓰다보니 점점 가물해져서 날짜를 무시하고 .

그녀와 인턴 Y와의 얘기를 해보자.
이 둘의 관계는 아무리 생각해도 6살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아..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쉽게 얘기하면 이기동과 배삼룡, 배수남과 하청일, 만담하는 그 아저씨와 아줌마. 이러한 관계로 보면 된다. 둘이서 저지르는 일은 항상 웃게 만든다. Y의 꿈은 베스킨라빈스 사장이고 그녀의 꿈은 만화가게 주인이었다. 웃기는 짬뽕들. 3월이 갈 무렵 그녀가 갑자기 기찬 술집을 발견했다고 한다. 저뇬이 드디어 맛이 갔다. 오프날 집에 간다더니 술마시러 가다니. 새로 개업한 집인데 웨스턴 바였다. 이 집은 지금까지 단골집이다. 우리의 단골메뉴는 처음엔
코로나였다. 그 다음이 데낄라 그다음은 버드아이스. 우리 병원에서 버스 한구역이고 내려서 200미터쯤 걸어서 가야한다. 외국어학원들이 들어선 곳이라 외국인들이 많이 온다. 그녀와 Y는 한때 데낄라에 미쳐서 다녔다. 물론 우리들도 함께였다. 그 둘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 200미터를 뛰기 시작한다. 한잔 이라도 더 마셔야한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죽이 잘 맞는지. 어느새 지켜보던 우리는 그 둘의 천진난만함에 길들여져있었다. 이성적이라 자청하던 내가 그 둘을 따라하고
있었던것이었다. 크큭@

어느 날 Y가 우리 방엘 왔다. 그날도 나는책상에 앉아서 욜심히 책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비스듬히 누워서 잡지책을 뒤집고 있었다. 음화화..Y가 그녀를 어느새 꼬시고 있었다.

'샘아..내가 정말 맛있는 술을 먹었다 아이가. 오늘 모과의국 이사하는데 의국장이 먹어보라고 해서 한잔 먹었는데 정말 기차더라. 그거 사과박스에 포장해서 들었는데 우리 그거 찾으러 갈래? '

'뭔데..나 바쁘다. 니 혼자 가라.그라고 내는 인자 술 안묵는다.'

'샘아..정말 맛있더라'

'(조금 솔깃해하며) 얼마나?'

'(그녀가 솔깃해함을 눈치채고) 진짜로 맛있다. 가자..'

'그라든지. 근데 거기 불 들어오나,. 공사중이라 찌 나오면 우짜노?'

별관 의국을 통째로 공사중이라 우리는 병동의 작은 병실로 쫓겨났다.

잠시 쥐얘기를 하자.
그녀는 찌(그뇬은  쥐를 찌라고 한다. )를 세상에서 제일로 무서워했다. 응급실 호출 받고 가면서 찌가 나타나면 다시 돌아와서 나를 붙들고 가고 돌아오는 길은 응급실 화이트가운을 방문앞까지 데리고온다. 불행이도 별관은 각의국에서 내놓은 음식물로 찌가 날뛰던 곳이었다. 한마리가 날뛰는 것이었다. 보다 못한 Y가 쥐붙이를 사왔다. 그런데 그 이름을 보고 다들 넘어갔다. '쥐러브'란 것이다. 그 쥐러브에 호떡을 미끼로 두고 며칠을 보냈다. 호떡을 쥐미끼로 쓴것도 역시나 그녀와 Y의 생각이었다. 호떡같은 뇬~.쥐러브를 설치후 그 찌가 없어졌다. 그녀는 너무도 신나하면서 Y를 칭찬하고 라면과 죠스바를 마구 사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회진준비하러 내려오는데 크큭....찌가 드디어 걸려들었다. 그 찌도 대단하다. 썪은 호떡에 욕심을 내다니. 치우려고 하다가 참았다. 나도 찌가 싫다~~~~~~~~~ 맘을 가라앉히고 당직실의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 안하려다가 그녀가 너무도 충격을 받을것 같아서.

'야...너 내려오면서 조심해라.'

'왜? 찌라도 잡혔니?'

'응...'

'악~~~~~~~~~~~~~'

그녀의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수화기를 놓았다. 그 날 그녀는 결국 아침 회진에 늦었다. 후에 들으니 마취과 3년차인 학교 선배를 졸라 협박한 모양이다. 저거 안치우면 학교 망신시키면서 찌때문에 레지든터 그만두다란 소리 나올것이다. 선배가 안치우면 선배라고 안할것이다. 선배가 이담에 애 낳아서  밤에 응급실 오면 안봐준다. 등등.. 결국은 그 선배가 치워주었고 그녀는 그 이후 그 선배만 보면 삼겹살을 사야했다. 그녀는 그 선배를 짱오빠라고 불렀는데 (성이 장씨이다.) 내가 생각해도 짱이다. 그녀의 특유의 서부경남 사투리가 만든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결국은 둘이서 나갔다. 잠시후 그녀가 놀래서 돌아왔다. 불이 안들어와서 눈동자보는 후레쉬를 들고 보다가 휘익 지나가는 것을 보고 놀래서 돌아왔다. Y가 다시 데리러왔다. 자슥이 혼자가지.사실 Y도 겁이 많다. 또 꼬셔서 둘이 나갔다. 나는 유유히 술잔을 준비했다. 뭔 술이라고? 레미마르똉? 음화화... 먹어보자. 한참을 지나서 둘이서 마구 웃으면서 레미마르똉을 들고 왔다. 물론 그거 내가 많이 마셨지. 고 둘은 술을 잘 못마시고 분위기만 좋아하지. 그날 둘은 모래더미를 몇개 지나서 사과상자를 엄청뒤졌다던가?

그녀의 또 다른 점
어느 날 그녀가 책상에 앉아서 뭔가를 열심히 보고있다. 저뇬이 드디어 공부를 하나? 한 두시간을 보고 다른 책 찾고 그러더니 다했다면서 일어났다. 크큭.. 약국에서 만든 우리병원 약 리스트였다. 그 수첩을 그렇게 열심히 줄긋고 공부한 사람은 그녀가 처음이다.

아이같은 그녀와 이성이 가득찬 내가 친해 질 수 있었던건 웃기게도 좋아하는 게 똑같았던 것이다. 음악, 책, 술, 여행... 그녀가 '나의문화유산 답사기'를 읽고 뛰쳐나가고 싶었다는 대목이 내가 찡하게 느끼던 그 대목이었다. 그녀의 순수함을 얘기하고 싶은데 좀 다르게 흘러간다.
4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6,276 건 - 4 페이지
제목
홍인 1,697 4 0 2004.01.29
홍인 1,759 4 0 2004.01.29
홍인 1,313 4 0 2004.02.27
홍인 1,912 4 0 2004.02.27
홍인 1,200 4 0 2004.03.13
미소사랑 1,331 4 0 2004.04.06
홍인 2,219 4 0 2004.05.17
홍인 1,876 4 0 2004.05.17
수산 1,551 4 0 2004.07.02
부러지마 2,892 4 0 2004.08.27
부러지마 1,099 4 0 2004.09.16
부러지마 1,841 4 0 2004.10.09
미소사랑 2,077 4 0 2004.10.12
홍인 2,069 4 0 2005.06.14
홍인 2,718 3 0 2003.03.15